2025년 9월 21일 매일미사 성 김대건 안드레아·정하상 바오로·동료순교자 대축일 오늘의 묵상
<9월 20일 대축일 미사를 주일로 옮겨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8세기 말 이벽을 중심으로 한 몇몇 실학자들의 학문적 연구로 그리스도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이들 가운데 이승훈이 1784년 북경에서 ‘베드로’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돌아와 신앙 공동체를 이룸으로써 마침내 한국 천주교회가 탄생하였다. 선교사의 선교로 시작된 외국 교회에 견주면 매우 특이한 일이다. 그러나 당시의 조선은 충효를 중시하던 유교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어, 그리스도교와 크게 충돌하였다. 그 결과 조상 제사에 대한 교회의 반대 등으로 박해가 시작되었다. 신해 박해(1791년)를 시작으로 병인박해(1866년)에 이르기까지 일만여 명이 순교하였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의 해인 1984년 우리나라를 방문하시어 이 순교자들 가운데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와 평신도인 정하상 바오로를 비롯하여 103명을 시성하셨다. 이에 따라 그동안 9월 26일에 지냈던 ‘한국 순교 복자 대축일’을 9월 20일로 옮겨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현재 한국 교회는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늘은 연중 제25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시어 당신을 한 분뿐인 주님으로 사랑하고 섬기게 하십니다. 한계를 지닌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재물을 쌓으려는 욕망에서 벗어나게 하시는 하느님께, 자유롭고 깨끗한 손을 들어 온 삶으로 영광을 드립시다.
2025년 9월 21일 매일미사 순교자 대축일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3,1-9
1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2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3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4 사람들이 보기에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5 그들은 단련을 조금 받은 뒤 은혜를 크게 얻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고 그들이 당신께 맞갖은 이들임을 아셨기 때문이다.
6 그분께서는 용광로 속의 금처럼 그들을 시험하시고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7 그분께서 그들을 찾아오실 때에 그들은 빛을 내고 그루터기들만 남은 밭의 불꽃처럼 퍼져 나갈 것이다.
8 그들은 민족들을 통치하고 백성들을 지배할 것이며 주님께서는 그들을 영원히 다스리실 것이다.
9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2025년 9월 21일 매일미사 순교자 대축일 화답송
시편 126(125),1-2ㄱㄴ.2ㄷㄹ-3.4-5.6(◎ 5)
◎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 주님이 시온을 귀양에서 풀어 주실 때, 우리는 마치 꿈꾸는 듯하였네. 그때 우리 입에는 웃음이 넘치고, 우리 혀에는 환성이 가득 찼네. ◎
○ 그때 민족들이 말하였네. “주님이 저들에게 큰일을 하셨구나.” 주님이 우리에게 큰일을 하셨기에, 우리는 기뻐하였네. ◎
○ 주님, 저희의 귀양살이, 네겝 땅 시냇물처럼 되돌리소서.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
○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사람들, 곡식 단 안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 ◎
2025년 9월 21일 매일미사 순교자 대축일 제2독서
죽음도, 삶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8,31ㄴ-39
형제 여러분, 31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32 당신의 친아드님마저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내어 주신 분께서, 어찌 그 아드님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33 하느님께 선택된 이들을 누가 고발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을 의롭게 해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34 누가 그들을 단죄할 수 있겠습니까? 돌아가셨다가 참으로 되살아나신 분, 또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신 분,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간구해 주시는 분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35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36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저희는 온종일 당신 때문에 살해되며 도살될 양처럼 여겨집니다.”
37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38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39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2025년 9월 21일 매일미사 순교자 대축일 복음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23-26
그때에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26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2025년 9월 21일 매일미사 순교자 대축일 오늘의 묵상
‘순교자’가 되는 것은 우리 믿는 이들에게 대단히 영광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2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당시 한국 순교자들의 상황을 보면, 그들은 오늘 제1독서가 말하는 것처럼 고난을 겪고 파멸에 빠진 이들, 벌받고 시험받으며(지혜 3,2-5 참조)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믿음이 없는 시선, 외적인 모습만 보는 시선, 현재가 전부인 시선으로 볼 때입니다. 순교자들은 고통 속에서도 하느님을 바라보고 하느님께 의지하고 그분만을 바랐기에, 곧 믿음의 눈으로 현재를 바라보았기에 모든 것을 다르게 볼 수 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비록 온종일 주님 때문에 살해되며 도살될 양처럼 여겨질지라도(로마 8,36 참조) 그분 사랑을 확신하였습니다. 스승께서 이 길을 가셨기에 그들도 이 길을 기꺼이 따르고자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그때와 같은 박해가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복음을 거스르는 풍조와 죽음의 문화가 복음을 실천하며 살아가기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시대에도 십자가는 많습니다. 날마다 그 십자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날마다 삶에서 겪는 크고 작은 개인의 고통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박해 시절의 순교가 눈물과 수고로 얼룩져 있듯이, 오늘날 우리 삶에서도 하느님 사랑을 확신하면서 그분만을 선택하는 단호함으로 어려움을 기꺼이 끌어안을 때, 진정 우리는 순교자들의 후예이자 순교자가 될 것입니다. (김태훈 리푸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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